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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김현식 '거울이 되어' : "세상에서 누가 제일 보고 싶니?"

2025.03.29. 오후 11:55

#1

이번 에피소드는 영화 '백설공주'(감독 마크 웹) 뉴스를 보다가 떠올랐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 첫 주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며 전 세계적으로 흥행 참패 위기에 놓였다.

영화 '백설공주'는 동화 원작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를 실사화한 뮤지컬 영화다.

이번 영화는 개봉 전부터 구설수에 휩싸였다.

동화 원작에서 눈처럼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 주인공 백설공주 역에 라틴계 미국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캐스팅된 것은 물론, 레이첼의 원작 폄하 발언 등 논란이 일었다.

이 뉴스를 보며 그 유명한 대사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가 떠올랐고 자연스레 김현식의 숨은 명곡 '거울이 되어'가 연상되었다.

물론 수지가 맑고 순수하게 가창한 '백설공주' OST '간절한 소원 (Waiting On A Wish)'도 있었지만, 내 선택은 거울 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2

거울은 팝송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다.

역시 마이클 잭슨의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가 가장 유명한 거울 노래다.

이 곡에서 거울은 자신에 대한 인식, 반성, 변화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스스로를 냉철히 돌아보고 먼저 자신을 변화시켜야만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노래한다.

반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아일 비 유어 미러'('I'll Be Your Mirror)는 보다 따뜻하고 부드럽게 거울을 바라본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리더 루 리드는 온전히 니코(Nico)를 위해 이 곡을 썼다고 밝혔다. 니코가 자기 자신에 대해 불안하고 흔들릴 때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니코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후원자로 여러 지원을 해주었던 팝 아트 미술가 앤디 워홀이 이 팀의 보컬로 추천하고 참여시켰던 독일의 모델 출신 가수다.

이 꿈결 같은 노래에서 루 리드는 기꺼이 당신의 거울이 되어 당신이 힘들 때 당신을 지켜주고, 당신이 스스로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를 믿지 않을 때 눈과 손이 되어 그 사실을 보게 해주겠다고 노래한다.

#3

가요에서는 최용준의 '거울이 되어'가 슬프고 아름답게 거울을 노래한다.

1990년 발매한 최용준 2집에 수록된 '거울이 되어'(작사 도윤경 작곡 박광현)에서 거울은 당신의 눈물과 아픔을 지켜보는 매개체다.

최용준의 보컬과 박광현의 멜로디도 멋지고 아름답지만 작사가 도윤경의 깊이 있는 가사가 특히 매력적이다.

도윤경은 이승철 '그대가 나에게', 박광현 '한 송이 저 들국화처럼' '풍경화 속의 거리’ 박광현&김건모 ‘함께’ 등의 가사를 썼다.

이 노래에서 거울은 당신의 눈물과 한숨을 지켜보며 차라리 깨어져 버리고 싶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영원한 당신만의 거울이 되어 당신만을 비춰주고 싶다며 애타는 사랑을 노래한다.

"나를 보며 한숨을 짓는

까닭은 뭔가요

당신의 아픔을 비출 바에야

이대로 깨어져 버리고 싶소

당신의 미소와 당신의 사랑을

비추리라 난 생각했는데

당신은 웃음을 지어줄 수는 없나요

내 마음이 아프잖아요

나는 영원한 당신만의 거울이 되어"

- 최용준 '거울이 되어'

#4

이제 이번 에피소드의 주인공 김현식의 '거울이 되어'를 얘기한다.

이 곡은 김현식 5집 '김현식 5 KIM HYUN SIK'(1990)에 수록된 곡으로 이원재가 작사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