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최근 셀러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정산 지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판매자들을 직접 찾아뵙고 경위와 향후 계획을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입점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발란은 미정산 사태가 처음 발생한 24일에 정산 일정을 28일에 재공지하겠다고 했으나, 사과문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정산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발란 관계자는 미정산 사태에 대해 "셀러들에게 오지급된 금액을 정리한 후 안내하려 한 것"이라며 "26일까지 재정산을 마치고 28일에 파트너사별 정산 금액을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수준이며, 입점사는 1300여 개에 달한다. 특히 명품의 단가가 높아 미정산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기준 입점사들은 발란의 미정산 금액을 약 130억원으로 추산했다.
발란은 팬데믹 기간 명품 소비가 급증하면서 외형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매출은 2020년 243억원에서 2021년 522억원, 2022년 891억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명품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은 악화됐다. 회사의 영업손실은 2020년 63억원에서 2021년 190억원, 2022년 379억원으로 확대됐다.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적자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점사들의 불안이 커지는 이유는 발란의 상황이 지난해 유동성 위기로 논란이 됐던 '티메프 사태'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미정산 사태 발생 전 '시스템 오류'를 이유로 들었고, 티몬은 논란이 확산되자 내부 수리를 이유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발란 직원들 역시 26일부터 전원 재택근무 중이다.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발란이 정산 일정을 밝히지 않고 시간을 끄는 것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라는 주장이다. 최근 한 입점사가 발란 사무실의 컴퓨터에서 회생 관련 파일을 발견해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발란 관계자는 "확인하고 있지만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