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오너 일가 지분 전량(81.65%)에 대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몸값으로는 3000~3500억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주주 구성을 보면 박용수 회장과 배우자 김혜자 씨가 각각 18.41%와 18.45%를 들고 있고 박 회장의 장녀 박동영 씨와 차녀 박소영 부회장이 22.4%씩 보유 중이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2월 박소영 부회장이 각자 대표이사에 오르며 오너 2세 체제를 본격화했다. 2011년 박용수 회장이 골든블루를 인수한 뒤 11년간 첫째 사위 김동욱 전 대표가 회사를 이끌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2022년 돌연 사퇴했고, 이후 박 회장 단독 대표이사를 거쳐 차녀가 전면에 나섰다. 이렇게 시작된 부녀경영은 승계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졌고 향후 박 회장의 지분 대물림도 속도가 붙을 거라는 게 표면적인 시각이었다.
박 회장이 골든블루를 인수한 2011년 이후엔 부동산 투자사에 주요 주주로 몸담은 이력이 돋보인다. 2012년 골든블루와 대원플러스건설, 동일철강이 임대 및 분양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에프엔인베스트먼트에서 2020년까지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사업에 관여했다. 이는 지난해 초 박소영 대표가 골든블루의 부동산 자회사 지앤피에셋을 설립해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센텀사이언스파크를 매입하는 데 1100억원을 투입한 사실과도 맞닿아 있다. 그러나 정작 증류소 건립과 관련해선 비전을 처음 선포한 2019년 이래 용지 확보조차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술→부동산'으로의 본업 이동설이 나온 계기가 됐다.
문제는 여러 이유를 업고 골든블루가 매물로 나왔다 해도 인수 후보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유력 후보자인 하이트진로의 인수설로 시장이 한차례 떠들썩했지만, 하이트진로는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골든블루는 원액을 병입한 뒤 판매·유통하는 기업으로서 신규 사업자가 진입할 경우 비교적 대체되기 쉽고, 가정용 위스키 시장은 편의점이나 마트 등의 유통 채널에 약세인 상황"이라며 "여기에 본업 대신 오피스빌딩을 사들이는 등 본업과 거리가 먼 행보를 합쳐 보면 주류 산업에 뜻이 없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기업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리를 서두르려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