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관세로 부유해질 것"…경제학자들은 "백악관 기대에 못 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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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4.03. 오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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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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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가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관세를 통해 거둬들이는 세수가 백악관의 기대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백악관
2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는 경제학자들이 미국이 관세 정책을 통해 확보할 세수가 백악관이 기대하는 것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직까지 관세 범위, 적용 기간, 대상 제품과 국가 등과 같은 세부 사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서 총 수입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 담당 선임보좌관은 관세로 미국 연방정부가 연간 약 6000억달러, 10년간 6조달러의 수입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또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로 연간 1000억달러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대부분의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했고 전날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이 이와 같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나바로가 내놓은 세수 전망치도 이 계획을 바탕으로 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약 3조3000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다.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율을 적용하면 연간 약 6600억달러의 수입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바로가 제시한 연간 약 6000억~7000억달러의 세수가 "전혀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운이 좋으면 1000억~2000억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의 어니 테데스키 경제학 책임자는 "나바로가 머릿속으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이는 몇 가지 중요한 단계를 건너뛰었다"며 관세가 미국 및 전 세계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반영하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고려하면 20%의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연간 약 2500억달러의 수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큰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세율이 더 높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50%의 전면적 관세 부과 시 연간 약 7800억달러의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는 보복 조치로 인한 미국 경제 성장 둔화나 관세로 인한 성장 둔화 등은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관세는 소비자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 예일대는 20%의 전면적 관세가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이 연간 3400~420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구매를 줄이고 수요 감소가 곧 수입 감소로 이어져서 결국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전반적인 경제활동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 않을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법인세 수입도 감소할 수 있다. 실적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감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잔디는 "20%의 관세 부과로 급격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며 이는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관세가 행정명령을 통해 도입되는 만큼 쉽게 철회가 가능하고 지속 기간이 짧아서 수입 증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잔디는 "이 관세가 10년 동안 유지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내년까지만 지속되도 매우 놀라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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