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스맥이 '퀀텀점프'를 위해 대대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39억원을 마련하고, 이를 밑천 삼아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사업부를 인수할 계획이다. 외부 차입 대신 재무적 체력인 '자기자본'을 확충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맥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자본 증가분 만큼 신주 물량은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70%에 육박한다. 지분희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를 감내하고서라도 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향후 성장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자 규모만 놓고 봐도 지난해 말 기준 스맥 총자산 3011억원의 17.9%에 해당한다. 자기자본 1295억원 기준으로 보면 41.5%까지 올라간다. 전체 자본의 40% 이상을 기존 주주들로부터 수혈하는 셈이다.
스맥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핵심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중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95% 정도가 공작기계와 자동화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계사업부에서 발생한다. 이런 구조에서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는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력 보완 등을 노린 '볼륨업'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스맥은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까지 마친 상태다. 자회사 에이치엠티솔루션을 통해 지분 39.3%를 취득할 계획이다. 에이치엠티솔루션은 스맥이 자본금 1000만원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여기에 지원군도 불렀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릴슨프라이빗에쿼티(릴슨PE)가 2217억원을 책임지기로 했다. 스맥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1183억원이다. 다만 회사의 현금성자산이 317억원 정도인 만큼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이사회 결의 전일을 기준으로 1개월, 1주일, 최근일 종가의 평균값에 기반한 '기준주가'를 산출하고,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 결정한다.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도 마찬가지다. 기준일 즈음의 주가 추이도 중요하지만, 할인율이 얼마나 적용되느냐에 따라 공모가격이 달라지는 구조다.
스맥은 신주 발행가액의 할인율을 25%로 설정했다. 통상 코스닥 상장사가 할인율을 10~20%대로 설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메리트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주들이 신주를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당근책으로 수 있다. 할인율이 적용된 예정 발행가액은 1924원으로 이사회 결의일(2일) 종가보다 34.6% 낮다.
최대주주인 최영섭 대표는 유상증자 배정분의 100% 청약 참여를 약속했다. 최대주주의 청약률이 높은 것은 일반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회사의 성장과 재무관리에 사재를 아끼지 않고 내놓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분희석 방어 목적도 있다. 현재 최 대표의 지분율은 8.78%다. 청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은 5.17%로 낮아지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최 대표에게 배정되는 주식은 251만9443주다. 이를 모두 매입하려면 약 48억원의 개인 돈이 필요하다.
다만 2800만주 신주가 시장에 풀리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리스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스맥의 발행주식 총수가 4024만3394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 한 번의 유증으로 전체 주식이 70%가량 증가한다.
스맥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은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인수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며"주력해 왔던 분야에 더욱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자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