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최대 피해자는 미국" 지적…트럼프는 "관세로 폭발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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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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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발표한 상호관세 덕분에 미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오히려 미국이 이번 조치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3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전날 발표한 상호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시장도 폭등할 것이고 주식도 폭등할 것이며 나라 전체가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가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 규모가 거의 7조달러(약 10경4500조원)에 달한다며 "우리 나라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지수는 모두 급락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020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존스는 16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한 탓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트럼프가 발표한 상호관세가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 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미국 자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지역 증시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적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는 19% 하락하는 데 그쳤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약 2% 상승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전반적인 아시아 증시도 최대 1.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1.9% 상승했다.

이번 발표는 올해 들어 이미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 증시에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관세 발표 전까지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3.6%와 약 7% 하락한 상황이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올해 들어 10% 상승했다. 

프리미어미턴인베스터스의 닐 버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자산 배분 담당자들은 이제 미국을 매우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자산을 매도하고 자금을 이동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의 레이 애트릴 외환 전략 책임자는 "관세 발표로 미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미 증시가 추가 하락하면서 달러는 전통적인 안전자산 및 기축통화로서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위즈덤트리의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아니카 굽타는 "우리는 이번 하락장에서 미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 생각이 없다"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이 어떤 대응 조치를 내놓을지 지켜보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이미 여러 차례 무역정책에 대한 발표를 번복해서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톨츠자산운용의 캘리 콕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2월에 발표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가 바로 연기된 전례가 있어서 투자자들이 이런 극적인 방식의 발표에 준비가 돼있었다"며 "오늘은 투자자들이 그냥 받아들이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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