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동덕의 이름으로, 민주주의 지켜내자”...동덕여대 300여명, 윤석열 탄핵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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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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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15시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 앞
여의도 윤석열 탄핵 집회 이어가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제공


"민주동덕의 이름으로 말한다, 뇌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우리들의 민주주의 지켜내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학계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11일 오후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291명이 백주년기념관 앞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현장 발언에 나선 국어국문학과 21학번 A학생은 "2002년 민주동덕화를 위한 움직임 이래 이사회의 비리와 횡령 등 적폐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있어야 할 곳은 동덕여자대학교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2월 3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날, 우리는 자유를 빼앗긴 채 숨죽이고 있어야 했다"며 "우리는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민주 시민이며, 개인의 자유와 공익을 위한 권력의 남용과 부당한 지배구조를 감시하고 견제할 책임이 있다. 교내 구성원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정당한 주권을 주창하려 한다"고 말했다.

계엄령 선고 당시 "마지막까지 본관에 남아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발언자는 "저도 민주주의 국가의 학생이기 이전에 한 명의 국민으로부터 제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섰다"며 "비상계업령의 공포를 기억하는 국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위해 외치고 있는 학생으로서 도저히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옳지 않은 것을 두고 옳지 않다고 외치고 있다"며 "같이 어둠을 걸어가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 연대한다"고 말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제공


졸업생이라 밝힌 발언자 B씨는 "민주적 질서의 회복을 위해 스스로 나선 이들이 동덕여대에도 있다"며 "동덕여대 교정을 지키고 서 있는 우리에게 반민주적 폭압은 12월에 갑자기 닥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사태는 대학 본부가 수십년 간 일관적으로 보여온 반여성·반민주적 태도의 연장선에 있다"며 "2015년 여성학전공과정을 독단적으로 폐지하고 2022년 독일어학과와 프랑스어학과를 통폐합하고, 2023년에는 캠퍼스 내 재학생 사망하고 후에도 공청회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대학 본부는 침묵시위가 예정돼 있다며 총학생회와 처장단 면담을 거절했다"면서 "친일·비리사학에 맞서 학내 민주화 투쟁을 전개해온 자랑스러운 민주동덕의 학생 사회에서 더 이상 학생사회를 괄시하는 대학 본부와 남성화된 자본의 논리를 두고 볼 수 없다. 민주동덕의 이름 아래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제공


시국선언에 참여한 학생 일부는 같은 날 여의도에서 진행 중인 윤석열 탄핵 시위에 동참한다.

오는 13일에도 동덕여대 제57대 총학생회 및 중앙운영위원회 주최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날 14시에는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민주광장에서, 18시부터는 '비상계엄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 총학생회 공동행동'에서 주최하는 '윤석열 대통령 불법 계엄 규탄 및 퇴진 요구를 위한 전국 대학생 총궐기 집회'에 동덕여자대학교 총학회가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동덕여대는 남녀 공학 전환 이슈로 지난달부터 학생들이 학교 측을 상대로 학내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하 동덕여대 학생 1500인 시국선언문 전문

민주 동덕, 학교에서 거리까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국민의 주권을 훼손했고,

동시에 학교는 학내 본관 점거를 해산시키며 학생의 권리를 훼손했다.

민주 동덕의 학생들은 같은 날 두 번에 걸쳐 민주주의의 파괴를 목도하였다.

과거 죽음조차 불사하고, 모든 국민이 나서서 피를 흘리며 쟁취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국민들이 있었기에 현재 우리 후손들은 분에 넘치는 자유를 누리고 있다.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는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의 자부심과 긍지를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헌법 제66조 대통령은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며, 헌법 제77조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보하여야 한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본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은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짓밟고, 파훼한 것이다. 헌법을 위반하고, 자신의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 자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더 이상 대통령이라 부를 수 없다.

우리는 민주동덕의 학생이자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탄압한 현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선대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를 결코 빼앗기지 않을 것이며, 끝내 다시 쟁취할 것이다.

윤석열은 국민이 민주주의의 이름 아래 국민으로서의 권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이며, 밟고 선 땅을 지킬 주체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국민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요구한다.

하나. 내란을 시도하고 국민을 기만한 윤석열 정부는 지금 당장 퇴진하라.

하나. 오직 당론을 위해 본회의장을 나가 투표조차 하지 않은 여당은 즉시 해체하라.

동덕여대 학생들은 윤석열이 퇴진할 때까지 싸울 것이며,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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