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파면]
金-明 주고받은 카톡 대화 등 확보
디올백-도이치 주가 조작 의혹도… 항고장 접수돼 檢 재수사 검토중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하기로
지난해 10월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출처 명태균 씨 페이스북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5일 파면하면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여사 수사는 ‘명태균 게이트’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김 여사를 곧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공천 개입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해 7월 20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한 뒤 디올백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최재영 씨가 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대가를 바라고 디올백 등 선물을 건넨 게 아니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를 권고한 최 씨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도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혐의 종결했다. 다만 김 여사와 비슷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손모 씨가 3일 대법원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되면서 김 여사도 다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항고장이 접수돼 서울고검이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여사 조사는 ‘명태균 게이트’ 사건으로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를 검찰청사로 불러 사실관계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 여사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명 씨에게 “너무 걱정 마세요. 잘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전 미리 보내면서 보안 유지를 부탁하자 김 여사가 “넵 충성”이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도 확보했다. 명 씨 측은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폭로도 내놓은 바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도 김 여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가 “‘VIP’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고 임 전 사단장 이첩 중단을 지시한 배경에 김 여사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계속해야 될 일”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은 총 4차례 통과됐으나 번번이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돼 왔다.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과 ‘명태균 특검법’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만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설특검부터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은 일반 특검과 달리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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